‘한번’은 붙여 써야 할 경우와 띄어써야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번’이 명사나 부사로 쓰이면 한 개의 낱말로 보아야 하므로 당연히 붙여 쓰지만, ‘한’이 수관형사로 쓰이고 그 뒤에
‘번(番)’이라는 단위명사(의존명사)가 오는 형태라면 ‘한’과 ‘번’을 띄어 써야 한다.
(1) 어디 한번 먹어 볼까?
(2) 언제 시간이 맞으면 등산이나 한번 갑시다.
(3) 한번은 내가 시장에서 그 친구를 만났어.
(1)-(3)은 ‘한번’이 명사로 쓰인 예로 그 뜻이 조금씩 다르게 쓰인 것이다. (1)의 ‘한번’은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로 주로 ‘-어(해) 보다’의 꼴로 함께 쓰인다. (2)에서는 기회 있는 어떤 때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며, (3)의
경우는 지난 어느 때나 기회를 뜻하며 ‘한번은’의 꼴로 조사 ‘-은’이 붙는다.
(4) 그놈 춤 한번 잘 추네.
(5) 너, 말 한번 잘했다.
위 (4),(5)에서 ‘한번’은 모두 부사로 명사 바로 뒤에 쓰여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이 있으며 뒤에 나오는
서술부를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다음엔 ‘한 번’을 띄어 써야 하는 경우를 보자.
(6) 술을 한 번 마셔봤다고 해서 그 맛을 알기는 어렵다.
(7) 시험에 한 번 실패했다고 실망하지 마라.
위의 (6),(7)에 쓰인 ‘한 번’의 ‘한’은 모두 수관형사로 하나의 독립된 낱말로 뒤에 나오는 단위명사 ‘번’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위 (1)-(5)까지에 쓰인 명사나 부사로 쓰인 ‘한번’과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명사나 부사로 굳어진 ‘한번’이란 말 대신에 ‘두 번’ ‘세 번’이란 말을 대신 넣어 보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어디 두 번 먹어 볼까?” “그놈 춤 두 번 잘 추네.” 와 같은 말은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6),(7)과 같은 문장에서는 ‘두 번’ ‘세 번’이란 말을 바꿔 넣어도 말이 자연스럽다. 이런 경우는 ‘한, 두, 세 ……’가 수관형사로 독립적인 낱말 역할을 한 것이므로 뒤에 나오는 의존명사(단위명사)와 띄어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