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 하늘아이 (이정재)
마음의 뜨락에
저마다 높고 단단한
울타리를 치고
그것이 세상의 유일한
길이라 믿으며
우리는 살아갑니다.
내 생각이 법(法)이 되고
내 판단이 율(律)이 되어
스스로 만든 감옥 속에
갇힌 줄도 모른 채,
서로에게 아픈 가시를 겨누기도 합니다.
"내가 옳다" 고집하는
높은 마음과
"우리만 맞다" 가두어
두는 좁은 마음,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 낙인찍고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고
움켜쥐던 날들.
그 무거운 상(相)의
커튼을 걷어내지 못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하늘을 보지 못하고
날마다 다투며
괴로워했나 봅니다.
수행이란 어쩌면
새로운 지혜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가슴속 굳어버린 돌덩이를
하나씩 내려놓는 일.
비어 있는 찻잔에 고운
향이 담기듯 나를
비워낼 때 비로소
상대의 젖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내 주장의 칼날을 거두고 경청이 시작될 때,
시시비비를 가리던
거친 자리마다
은은한 자비의 꽃이 피어납니다.
오늘 하루는 내 마음의
창을 넓게 열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타인의 가슴을 가만히 안아보려 합니다.
고집을 놓으면 맑은
바람이 통하고
바람이 통하면 세상은
한 뼘 더 따뜻해지니,
진리는 이미 내 집착이 걷힌
맑은 마음의 거울 속에 살포시 떠오릅니다.
아상과 인상의 벽을 허물고
다름을 고요히 인정하게 하소서.
집착을 놓아 바람처럼 자유롭고, 분별을 놓아 호수처럼 평화로운
그런 넉넉한 삶을
살게 하소서.
임웅균 ㅡ 나그네
거북이 ㅡ 아싸
김건모 ㅡ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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