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국의 행복한 세상]고마운데 이유가 있나요?

작성자쉐도우영.|작성시간26.06.05|조회수90 목록 댓글 2



고마운데 이유가 있나요?

귀가 중이었다. 갑자기 이런 말이 뇌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너에게서 입냄새가 많이 나는구나.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이 말은 산사에 계셨던 나의 스승께서 조용히 일러주신 말이었다. 스승이 그 말을 하신 지가 족히 30년은 흘렀다. 더구나 스승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고상한 교훈도 아니고 일상의 하찮은 대화가 왜 지금 떠올랐는지 나로선 도무지 알 재간이 없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애꿎은 장난으로 짐작할 것밖에는.

내가 스승의 말을 오래 기억한 데에는 남다른 연유가 있다. 남의 입에서 냄새가 난다는 말은 정말 하기 힘든 충고이다. 그것을 슬쩍 귀뜸하는 것은 두터운 애정 없이는 어렵다. 상대를 아끼는 마음이 충고의 거북함을 눌렀을 때 비로소 가능할 일이다.

시람은 누구나 칭찬을 좋아한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여지껏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결점이나 고칠 점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다. 전자는 보통사람이라면 할 수 있지만 후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평생 기억해야 할 것은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라 진심어린 충고이다.

나는 '기억의 신' 해마에게 따지듯 물었다. "왜 30년 전의 입 냄새 기억을 갑자기 소환했어요?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해마가 대답했다. "고마우니까."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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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쉐도우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5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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