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양자역학과 영혼

작성자라즈기르|작성시간26.06.18|조회수25 목록 댓글 2

양자역학과 영혼

- 양자역학으로 영혼 현상을 설명할 수 있나?

옥창열

 

 

초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유월의 아침, 서재 책상에 앉아 무심코 PC를 켰다. 화면 위로 양자 불멸: 당신은 이미 수십만 번 죽었지만 그것을 모른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올라왔다.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동기화한다는 양자 얽힘의 신비로운 물리 현상을 내세우며, 인간의 의식과 영혼, 심지어 귀신 현상까지 양자역학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식의 비장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채웠다. 그러나 호기심도 잠시, 영상이 진행될수록 과학적 본질은 간데없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상상력과 장황한 말장난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뿐이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마우스를 눌러 영상을 중간에 꺼버렸다.

 

창밖의 번잡한 풍경을 뒤로하고, 문득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동양의 오랜 사주명리나 관상학 같은 전통적 운명 분석 틀을 진지하게 공부하면서도 그 고정된 프레임에 얽매이거나 맹신하지 않았던 것은,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정밀한 진실을 향한 갈증 때문이었다. 그 갈증의 끝에서 명확한 눈으로 바라본 현대 과학의 진실은, 유튜버들이 읊어대는 신비주의적 무속 신앙과는 전혀 다른 단단한 정도(正道)를 걷고 있었다. 결론부터 명쾌하게 짚자면, 현대 과학은 양자역학으로 영혼이나 귀신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유튜브가 아전인수 격으로 끌어다 쓰는 양자역학의 신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이하의 극소(極小) 세계, 즉 미시 세계에서만 허락된 특권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알갱이들은 유령처럼 여러 상태로 동시에 겹쳐 존재할 수 있고, 멀리서도 얽힌 채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냘픈 양자들이 수억 개씩 뭉쳐 세포를 이루고 우리의 몸과 뇌를 구성하는 순간, 거대 세계의 엄격한 물리 법칙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과학에서는 이를 양자 결어긋남(Decoherence)’이라 부른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수증기 분자들이 뭉쳐 양동이의 물이 되면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바닥에 고이는 것처럼, 미시 세계의 기적은 거시 세계인 우리 몸속에서 흔적도 없이 고요히 침묵한다.

 

더구나 우리의 뇌 속은 양자 현상이 유지되기에 너무나 덥고 습한환경이다. 최첨단 연구실에서 단 몇 개의 양자 얽힘을 붙잡아 두려 해도 영하 270도 이하의 극저온과 공기가 전혀 없는 완벽한 진공 상태를 만들어야 겨우 가능하다. 36.5도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며 온갖 수분과 피가 역동적으로 흐르는 인간의 뇌 속에서는, 섬세한 양자 현상이 눈 한 번 깜빡할 시간조차 버티지 못하고 주변 분자들과 부딪혀 순식간에 깨져버린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육체를 떠난 혼이 스스로 존재한다는 귀신 현상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낳는다. 영혼과 의식, 기억이라는 것은 결국 뇌세포의 복잡한 연결망이라는 물리적 하드웨어 위에 얹혀 있는 정교한 정보. 컴퓨터 본체를 망치로 산산조각 내버렸는데, 모니터도 연결되지 않은 허공에 윈도우 화면이 스스로 떠올라 작동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육체라는 그릇이 소멸하는 순간, 그 위에 흐르던 정신적 정보 역시 우주의 배경 소음 속으로 흔적 없이 흩어지고 마는 것이다.

 

만약 귀신이 양자 현상으로 이루어진 존재라 백번 양보하더라도, 양자역학의 대원칙인 관찰자 효과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누군가 눈으로 귀신을 보거나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그 강력한 관찰의 에너지가 부딪히게 된다. 미시 세계의 규칙대로라면 관찰되는 즉시 귀신을 이루던 섬세한 양자 구조는 와르르 깨져 평범한 공기 분자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인간의 눈에 보이거나 사진에 찍히는 귀신이란 양자역학의 법칙 안에서는 존재 불가능하다는 역설에 도달하는 것이다.

 

영혼이 몸을 떠난다는 유체이탈이나 귀신 목격담은 신비로운 물리 법칙의 장난이 아니라, 오히려 정밀한 뇌과학심리학이 훨씬 더 명쾌하게 증명해 내고 있다. 인간의 뇌에서 공간 감각과 시각 정보를 통합하는 측두두정접합부(TPJ)가 오작동할 때, 인간은 영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완벽한 착각을 경험한다. 가위눌림의 공포 속에서 마주하는 시커먼 귀신의 형체 역시, 극심한 피로 속에서 의식만 깨어난 뇌가 지어낸 정교한 환각 마술일 뿐이다.

 

스마트폰 전파가 눈에 보이지 않고 멀리 간다고 해서, 우리의 영혼이 전파를 타고 날아다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양자역학은 물질 세계의 가장 깊은 곳을 조명하는 아름다운 과학의 언어일 뿐, 물질을 초월한 신비주의 영역을 설명하는 만능 치트키가 아니다.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듯 과학의 진실을 담담히 응시하자.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 속 허황된 판타지에 귀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육체라는 유한하고 소중한 그릇 속에서, 뇌세포의 불꽃 같은 전기 신호로 피어나는 지금 이 순간의 내 의식과 삶이야말로 우주가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위대하고 유일한 기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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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비공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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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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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봉황덕룡 | 작성시간 26.06.18 롬!! 늘 성필 하시고
    고은 하루 복된 즐거운 목요일
    주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한 시간
    모두가 헹복 하시고 건강 하세요
  • 작성자김종승 | 작성시간 26.06.1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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