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바로 알기 시리즈 92탄 >
법륜스님을 둘러싼 좌파 프레임은 정당한가?
옥창열
법륜스님은 권위주의 시절의 혹독한 탄압과 청년기 고초를 불교적 자비로
승화시키고 좌우의 이분법적 비난을 넘어 우리 시대의 진정한 중도 평화를
제시함으로써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막론하고 광범위한 인기와 지지를 받고 있다.
청년 최석호가 마주한 시대의 비극과 고초
법륜스님의 청년기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어두웠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과 궤를 같이한다. 1979년 유신 정권 말기, 스님의 친형인 최석진 씨는 당대 대표적인 공안 사건이었던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의 핵심 조직원으로 검거되었다. 이 과정에서 친형은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비록 훗날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으나, 당시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사회적 낙인과 고통은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가족의 비극은 청년 최석호(법륜스님의 본명)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공안 당국은 형의 행방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그를 연행하여 감금하고 모진 물고문과 취조를 가했다. 이후 1980년대에도 농민운동과 불교 민주화운동을 이끌며 정권의 상시적인 감시와 체포, 연행 압박 속에서 청년기를 보냈다. 정식 재판을 통한 실형 선고나 장기 복역은 없었을지언정, 영장 없는 구금과 고문이라는 국가 권력의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이력은 그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유튜브 일각의 '좌파 비난'과 대북관의 실체
최근 유튜브를 비롯한 일부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법륜스님의 이러한 집안내력과 과거 이력을 빌미로 그를 ‘골수좌파’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스님이 오랜 기간 펼쳐온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활동과 평화통일 주장을 두고 북한 정권을 이롭게 하는 편향된 이념가라는 프레임을 씌우기도 한다. 과거 정권으로부터 탄압받은 이력과 북한 주민을 돕는 행보를 결합하여, 그를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씌워진 좌파 프레임은 사태의 단면만을 본 피상적인 평가이며 결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스님이 이끄는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의 본질은 체제 지지가 아니라, '굶어 죽어가는 이웃을 살려야 한다'는 불교적 자비관과 인도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법륜스님은 북한 정권의 심각한 인권 탄압이나 3대 세습 체제에 대해서도 대중 앞에서 거침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수용을 일삼는 전통적 친북 좌파의 노선과는 확연히 결을 달리하며, 이념이 아닌 인간 존엄을 최우선으로 두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즉문즉설에 투영된 높은 식견과 존경의 이유
법륜스님이 대중적 존경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즉문즉설’을 통해 인생 고민을 명쾌하게 풀어주는 높은 식견 덕분이다. 그의 모진 집안내력과 청년기 경험 때문인지, 발언 중에 좌파들의 주장을 드문드문 비치기도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상 체계는 관념적인 경전 연구를 넘어 혹독한 시대적 아픔과 고초를 사색을 통해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고문과 탄압을 파괴적인 분노나 복수심으로 분출하는 대신, 인간과 사회의 모순을 꿰뚫어 보고 치유하는 독창적인 지혜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그의 사상적 경지는 깊은 울림을 준다.
즉문즉설에 나타나는 통찰은 보수와 진보라는 세속적 이념의 틀에 결코 갇히지 않는다. 스님은 질문자들에게 교조적인 사상을 주입하기보다 철저하게 "지금 여기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양극단을 벗어나 사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중도(中道)'의 관점이다. 치열한 삶과 경험을 토대로 정립한 그의 중도적 식견은 이념 갈등이 극에 달한 현대 사회에서 존경할 만한 종교인이자 사상가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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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도 보수 정도의 생각을 가진 사람인데,
법륜의 즉문즉설에 심취하여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언뜻언뜻 비친 친북 반미적인 발언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기도 하였으나
알고보니, 집안 내력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그의 종교적, 철학적 경지는 원효대사의 그것에
비견할 만하다고 판단합니다.
원효가 다양한 한국불교 이론을 화쟁일심으로 통섭했듯이,
우리 사회도 이제 좌우 이념의 틀을 넘어서 화해와 조정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