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거리 중에서 가장 흥미를 유발하고 관심을 집중시키는 거리가 바로 작두거리이다.
작두는 작도斫刀의 변형된 말로 시골에서 소여물을 주기 위하여 짚단을 썰어낼 때나 무엇을 자를 때 사용하던 농기구에서 전래 되었다.
작두거리는 처음에는 비수거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작두거리로 불렀는지 알 길이 없다.

노 만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옛날 시골로 가서 굿을 할 때 집집마다 작두가 있었기 때문에 장군님의 위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소여물을 썰던 작두를 풀어 탔다고 한다.
그 당시 작두는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외날작두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외날작두는 타기도 힘이 들고 하니 양날작두를 만들어 지금에 이르렀다.
본디 작두거리는 황해도 무당과 평안도 무당들만 탔다. 그러나 작두를 타는 것을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고 두렵게 여기면서 장군님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너도 나도 작두를 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아무나 작두를 타는 시대가 되었다.
작두를 타는 신령은 장군이다. 장군 중에서도 별상장군이 탄다. 황해도 굿에서는 장수별상이라고 한다. 성수장군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대신장군이 탄다고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서 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국 어디서나 굿을 하면 반드시 작두를 타는 것으로 되어 있고 타야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당이 작두를 타는 것은 나무랄 수가 없다. 그러나 작두를 타고 굿을 해 줘야할 제가집도 있고 타지 않아야 할 집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금액에 따라 작두를 타고 안타고를 결정한다. 또한 작두의 원형인 외날작두, 양날작두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중국 남방 무당들이 즐겨 타는 사다리 작두를 흉내내어 12계단작두, 반월작두, 삼지창작두, 용작두 등 자신의 위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여러 형태로 만들어 내었다.
태국의 구황절(九皇節)이란 풍습이 있다. 본디 중국의 풍습었으나 오랜 세월 태국으로 이주온 중국인들이 이 구황절의 풍습을 태국에 정착시켰다.
구황절은 구월 초하루부터 아흐레까지 9일간 하는 축제로, 태국의 주산물인 보석을 많이 채굴하여 풍요를 기원하고 아울러 각종 질병 즉, 독충, 학질, 등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여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어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때 태국의 무당인 계동들이 강신부신(降神附神)이란 신내림을 행하며 신의 위력을 과시한다.
그러나 태국의 구황절 때 무당이라고 할 수 있는 계동乩童들이 하는 기이한 행동은 감히 우리나라 무당들은 흉내도 낼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작두거리와 같은 도제술(刀梯術)이라고 있다. 의지할 곳도 없는 10미터가 넘는 장대위에 올라서서 작두를 타는 것을 말하는데,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지만 중국의 소수민족인 남방무당들은 지금도 도제술을 행하고 있다. 또한 톱이나. 바늘 등 어떤 기구가 몸을 관통하지만 접신 된 무당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괴력을 발휘한다. 또한 이들은 그렇게 하고도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하니, 신의 위력은 인간의 육체도 바꾸어 놓는 모양이다.


만약에 이렇게 할 수 있는 무당이 한국에 있다면 장안의 화제로 각종 언론을 타면서 일약 유명한 스타무당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행동들은 굿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또한 사제로서 하기엔 바람직한 행동이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몇몇 무당들은 어설프게 이들의 흉내를 내고 싶어 안달이 났는 것 같다.
십여 년 전 모 방송국에서 무당이 작두 타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차력사들도 작두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무당과 차력사의 차이는 작두를 타는 시간이었다. 차력사는 10분이 한계였다. 즉, 10분을 견디지 못하고 내려왔다. 물론 발을 베이지 않았다. 또한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잠시 작두 위에 올라갔다 내려 올 수도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 말을 하는 이유가 요즘 작두 탄다는 무당들의 모습이 차력사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장군이 작두에 오르기 전과 오르고 난 뒤, 그리고 작두에서 내려오고 난 뒤의 의식과 절차는 몽땅 무시되고 장군복을 입고 널뛰듯 뛰다가 작두 위에 올라가 소리 한번 지르고 길면 5분 짧으면 30초도 안되어 내려오면서 작두를 탔다고 그러니 장군님이 화가 나도 단단히 나실 것이다. 또 작두를 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모른다.
작두를 타고 어떤 절차에 따라 춤을 추고 공수를 주어야 하는지 모른다. 또 작두를 준비하는 설치과정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굿당에서 준비해 둔 데로 그냥 무작정 작두위에 오르고 내린다.
또 작두에서 내려온 다음 어떤 의식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마구잡이로 작두만 설치하고 그냥 잠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작두를 탄다고 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이런 모습은 굿당을 찾으면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오랜 시간동안 작두 위에 올라 있다고 잘 탄다고 하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작두 위에서 갖추어야 할 의식을 갖추고 난 뒤 공수를 주고, 기를 뽑히고 춤을 추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최소한 20분 이상은 작두 위에서 놀아야 한다.
또 예전에는 작두는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정오에 맞추어서 탔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시간까지 맞춰서 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의식과 절차를 가지고 작두를 타는 멋들어지는 무당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