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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川의 아침 편지

서재에서

작성자심천|작성시간26.06.20|조회수17 목록 댓글 0

서재에서

 

 

정원의 장미가 화사하게 피었다가 어느새 지고,

모내기도 모두 끝났다. 어제, 음력 5월 5일 단옷날은

예부터 여인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사내들은

씨름과 활쏘기로 흥을 돋웠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어른들은 개울가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개장국을

장만하며 하루를 넉넉하게 즐기곤 했다.

나는 이때 우리가 모두 초심을 잃지 않고 각자의

소중한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 하나를 썼다.

 

海菊 (해국)

 

활짝 핀 해국이 섬돌 아래 드리우고

바람이 불면 가녀린 이파리가 담장을 넘어 가리라

꽃구름이 한가하게 하늘을 흩트려 놓았다고

끼룩끼룩(낮에) 울던 갈매기는 지금쯤 잠들었겠지

가장 생각나는 건 해국 달빛에 어리는

고래의 비상이로다

 

두 달 만에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아직 손가락 통증이

남아 있고, 날마다 그 (창상 처치) 관계로 소설 가제

<시간에 기대어> 중 보절, 이교정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한

(한집안의 역사는 책 속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려는 한 사람의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

을 쓰는 일마저 더디게 만들었다.

문득 이 구절이 마음을 스친다.

 

朝霧成雨晨

遠風晝起沙

我山通險路

 

아침의 바다안개는 비가 되고,

먼 바람은 대낮에 모래를 일으키며,

내가 가는 산길은 험한 길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나는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랑하는 이름 하나를 끝까지 품고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부서졌어도 끝내 부를 이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에 남을 이름 말이다.

 

병오년의 절반을 보내며 우리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 다가오는 7월에는 더욱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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