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불빛
새벽 두 시
사거리 모퉁이 편의점은
오늘도 문을 닫지 않는다
삼각김밥들은 줄을 서 있고
유통기한이 가까운 우유들은
밤을 견딘다
아르바이트생은 하품을 접고
사람들의 하루를 계산한다
택배 기사는 캔커피를 고르고
누군가는 도시락을 데운다
문이 열릴 때마다 전자음이 울리고
세상은 잠깐씩
켜졌다 꺼진다
생각해 보면
다행한 일이다
세상이 무너진다는 뉴스보다
컵라면 물 붓는 시간을 재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은
수많은 하루가 지나가도
내일이면 또 새로운 김밥들이 진열되고
새로운 피곤함들이 출근할 것이다
사거리를 밝히는 것이
경보등이 아니라
편의점 불빛이라는 것은
대체로 안심이 된다
그 불빛은
거창한 혁명 대신
따뜻한 물과
잔돈 몇 개를 준비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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