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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바람이 머무는 날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5|조회수4 목록 댓글 0

오후의 풍경

 

짙은 녹음 사이

바람 한 줄기
골목을 천천히 건너온다

커피 한 잔 위에도
햇살이 내려앉고

평범한 오후는
꽃잎처럼 가벼워진다

문득

오래된 마당 하나가
마음속에서 열린다

소달구지 대장간과
검정 고무신

맷돌과 장독대

닭장과 돼지우리까지

아무 말 없이
한 사람의 시간을 지키고 있다

구름은
산을 업고 흘러가고

바람은
잊고 있던 흙냄새를 데려온다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고

낡은 고무신 한 켤레와
장독대에 기대던 햇살,

마당을 스쳐 가던
바람 한 줄기 속에 있다

오늘도 나는

사라진 고향의 풍경 위에

꽃잎처럼

조용히
내 이름 하나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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