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풍경
짙은 녹음 사이
바람 한 줄기
골목을 천천히 건너온다
커피 한 잔 위에도
햇살이 내려앉고
평범한 오후는
꽃잎처럼 가벼워진다
문득
오래된 마당 하나가
마음속에서 열린다
소달구지 대장간과
검정 고무신
맷돌과 장독대
닭장과 돼지우리까지
아무 말 없이
한 사람의 시간을 지키고 있다
구름은
산을 업고 흘러가고
바람은
잊고 있던 흙냄새를 데려온다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고
낡은 고무신 한 켤레와
장독대에 기대던 햇살,
마당을 스쳐 가던
바람 한 줄기 속에 있다
오늘도 나는
사라진 고향의 풍경 위에
꽃잎처럼
조용히
내 이름 하나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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