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뒤편
가을밤
창문 하나에
달빛이 오래 걸려 있다
귀뚜라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을 조금씩 밀어 올리고
나는
문득 등을 만져 본다
손끝은 늘
닿을 듯한 자리에서 멈춘다
가장 가까운 곳이
가장 먼 곳이라는 것을
몸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말하지 못한 마음들은
등 뒤에 쌓여
낙엽처럼 마르고
부르지 못한 이름들은
안개가 되어
어깨를 스쳐 간다
세상은
앞만 보고 걷는 두 눈으로
겨우 절반만 보이고
나머지 절반은
침묵 속에서
나를 따라 걷는다
그래서
외로움은
누군가를 잃어서가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끝내 마주 보지 못하는 일
달빛은
그 보이지 않는 등을
밤새
조용히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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