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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몸의 뒤편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5|조회수2 목록 댓글 0

몸의 뒤편

 

가을밤

창문 하나에
달빛이 오래 걸려 있다

귀뚜라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을 조금씩 밀어 올리고

나는

문득 등을 만져 본다

손끝은 늘
닿을 듯한 자리에서 멈춘다

가장 가까운 곳이

가장 먼 곳이라는 것을

몸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말하지 못한 마음들은

등 뒤에 쌓여
낙엽처럼 마르고

부르지 못한 이름들은

안개가 되어
어깨를 스쳐 간다

세상은

앞만 보고 걷는 두 눈으로
겨우 절반만 보이고

나머지 절반은

침묵 속에서
나를 따라 걷는다

그래서

외로움은
누군가를 잃어서가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끝내 마주 보지 못하는 일

달빛은

그 보이지 않는 등을

밤새

조용히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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