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단추
노란 은행잎 하나
보도블록 틈에
가만히 걸려 있다
누군가 놓고 간
계절의 단추 같다
아침마다
셔츠 단추를 채우며
몇 번이나 다시 맞추고
퇴근길에는
하루도
처음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음을 안다
사람도
첫인사 하나
첫사랑 하나
첫마음 하나를
조금씩 비뚤게 채운 채
오래 살아간다
바람이 불자
은행잎은
아무 미련 없이 길을 건너고
나는
주머니 속 동전과
구겨진 영수증을 만지며
잊지 못한 이름 하나를
천천히 접는다
가을은
무언가를 잃는 계절이 아니라
잘못 채운 마음들을
한 잎씩 풀어내는 계절
노랗게 저무는 골목에서
나는
오늘도
서툰 인생의 단추 하나를
조용히
다시 채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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