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麗松詩集

눈 오는 날, 옛집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1 목록 댓글 0

눈 오는 날, 옛집

 

눈은

말없이 마당을 덮고

오래 비어 있던 집에도
한 장의 이불을 펴 준다

낡은 문패와

시멘트블록 울타리,

잡초 사이로

어린 날의 발자국이
천천히 걸어 나온다

사람은

결국 모두 떠나지만

웃음소리 하나,

장독대에 기대던 햇살 하나는

좀처럼 집을 떠나지 못한다

바람이 불면

철대문는
아직도 누군가를 마중하고

코스모스가 있던 길은

눈 속에서
조용히 봄을 기다린다

문득 안다

슬픈 것은

떠난 사람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으로

자꾸 그 길을 걷는 일

그래서 오늘도

나는

국화 대신

따뜻한 기억 한 송이를 들고

눈 덮인 옛집 앞에

가만히 서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