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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빈자리의 방향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3 목록 댓글 0

빈자리의 방향

 

늦은 오후

버스정류장 의자 하나가
비어 있다

막 떠난 사람의 온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

나는

오지 못한 마음 하나를 품고

도착하지 않는 버스를
오래 바라본다

계절은

약속도 없이
여름을 접고

가을을 펼친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사라지는 것들이

하루를 조금씩
저녁으로 밀어간다

문득

견디는 일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빈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골목 끝에서

가로등 하나가 먼저 켜지고

창문마다

저마다의 저녁이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나는

끝내 오지 않은 마음까지
내 하루에 앉혀 두고

아무 일 없는 얼굴로

집을 향해 걷는다

그러면

내일은 또

누군가의 빈자리에

조용히 햇살 하나
도착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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