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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복도의 불빛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0 목록 댓글 0

복도의 불빛

 

밤 아홉 시

복도에는

한 집씩 불이 켜진다

문틈으로 새어 나온 된장국 냄새,

드라마 소리,

아이의 웃음이

층층이 쌓여

한 채의 건물이 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택배 기사도

야근을 마친 회사원도

잠깐 같은 침묵을 탄다

누군가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고

누군가는

창문을 열어

하루의 먼지를 털어낸다

베란다 화분은

늦은 바람을 마시고

빨래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마른다

누구도 모르게

서로의 삶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기를 나눈다

그래서 아파트는

콘크리트로 세운 집이 아니라

늦은 밤에도

누군가의 저녁을 지키는

수백 개의 작은 불빛이

기대어 서 있는

하나의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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