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하나, 하늘 하나
아침이면
창문을 먼저 연다
밤새 머물던 바람이
방 안을 한 바퀴 돌아
커튼 끝에 조용히 앉는다
하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데
내 마음만
계절을 몇 번씩 건너간다
화분의 어린 잎은
말없이 햇살을 받아 먹고
참새 한 마리
전깃줄을 흔들며
하루를 먼저 시작한다
멀리 떠나는 구름을 보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도
사는 일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오래 남는다
창틀에 내려앉은 빗소리,
골목 끝 국화 향기,
저녁마다 하나씩 켜지는
이웃집 불빛처럼
가끔은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새는
바람을 밀어내지 않고
날개 안으로 받아들여
더 먼 하늘을 향한다
어머니가 빨래를 널던 마당에도
이런 바람이 불었을까
햇볕 냄새 묻은 수건 하나가
푸른 하늘을 닮아
천천히 흔들리던 오후처럼
나는 오늘도
창밖을 오래 바라보다
주머니 속 작은 꿈 하나를 꺼내
하늘에 걸어 둔다
언젠가
저 구름이 비가 되어 돌아오듯
마음속 작은 불씨도
한 편의 시가 되어
다시 내게 날아올 것을 믿으며
창문 하나,
하늘 하나,
그리고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바람 하나를 품고
조용히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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