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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창문 하나, 하늘 하나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1 목록 댓글 0

창문 하나, 하늘 하나

 

아침이면

창문을 먼저 연다

밤새 머물던 바람이

방 안을 한 바퀴 돌아

커튼 끝에 조용히 앉는다

하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데

내 마음만

계절을 몇 번씩 건너간다

화분의 어린 잎은

말없이 햇살을 받아 먹고

참새 한 마리

전깃줄을 흔들며

하루를 먼저 시작한다

멀리 떠나는 구름을 보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도

사는 일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오래 남는다

창틀에 내려앉은 빗소리,

골목 끝 국화 향기,

저녁마다 하나씩 켜지는

이웃집 불빛처럼

가끔은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새는

바람을 밀어내지 않고

날개 안으로 받아들여

더 먼 하늘을 향한다

어머니가 빨래를 널던 마당에도

이런 바람이 불었을까

햇볕 냄새 묻은 수건 하나가

푸른 하늘을 닮아

천천히 흔들리던 오후처럼

나는 오늘도

창밖을 오래 바라보다

주머니 속 작은 꿈 하나를 꺼내

하늘에 걸어 둔다

언젠가

저 구름이 비가 되어 돌아오듯

마음속 작은 불씨도

한 편의 시가 되어

다시 내게 날아올 것을 믿으며

창문 하나,

하늘 하나,

그리고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바람 하나를 품고

조용히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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