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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칼바람이 지나가는 저녁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1 목록 댓글 0

칼바람이 지나가는 저녁

 

매섭다

강을 건너온 바람 하나

골목의 불빛을 흔들며

먼저 겨울을 데려온다

주머니 속 손끝은

오래된 기억처럼 차갑고

목도리를 고쳐 매도

바람은 틈을 찾아

가슴까지 걸어 들어온다

형산강가에는

어스름이 물소리를 접어

안개 속에 넣어 두고

도시는

하루 동안 쌓인 한숨을

천천히 물 위에 띄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도

누군가의 체온이 지나간 자리와

돌아오지 못한 말들이

안개처럼 떠다닌다

칼바람은

나무를 흔들고

강물은

그 흔들림을 말없이 품는다

나도 오늘

차가운 거리를 건너며

한 계절을 견디는 일이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를 지키는 일임을

조용히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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