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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섬은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0 목록 댓글 0

섬은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아무도 오지 않는 섬

파도만

하루에 몇 번씩

안부를 묻는다

바위는

긴 침묵을 입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소금 냄새를 한 겹씩 벗는다

멀리

뱃고동 하나 울리면

갈매기 몇 마리

허공에 흰 길을 그린다

잠시

섬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얼굴이 된다

저녁 햇살은

물 위를 오래 걷다가

별들에게 길을 넘겨주고

백사장에는

파도 대신

작은 발자국들이 밀려왔다가

아무 말 없이 지워진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일이 아니라

돌아갈 바다를

끝내 잊지 못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섬은

아프다는 말을

파도에게도 하지 않고

조용히 계절을 품는다

밤이 깊어지면

먼 곳에서 걸어온 별 하나가

바다에 몸을 담그고

길 잃은 새 한 마리

섬의 어깨에서

잠시 날개를 접는다

나는 그 풍경을 보며

사람도 섬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조금씩 바다가 되어 간다는 것을

늦게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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