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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저녁 바다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3 목록 댓글 0

저녁 바다

 

바람에 밀린 파도가

운동화를 적시고

나는 바지 끝을 조금 걷어 올린다

해는

빨랫감처럼

천천히 바다 위에 걸리고

갈매기 몇 마리가

저녁을 먼저 건너간다

방파제 끝

낚싯대를 접는 사람과

빈 그물을 털어내는 어부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보는

한 사람이 있다

파도는

왔다가 사라지는 일을

한 번도 슬퍼하지 않고

물결 위 작은 배는

흔들리면서도

제 불빛을 놓치지 않는다

어느 집에서는

저녁밥 냄새가 바람을 타고 오고

등대는

늦게 돌아올 사람을 위해

먼저 불을 켠다

나는

천천히 어두워지는 수평선을 보며

사람의 마음도

파도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밀려왔다가

조용히 돌아가고

돌아가면서도

조금의 빛은 남겨 두는 것

그날의 노을도

한참 동안

물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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