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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눈 오는 저녁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1 목록 댓글 0

눈 오는 저녁

비는

창문을 오래 만지다

아무 말 없이

골목으로 걸어간다

눈은

지붕과 나뭇가지를

천천히 덮으며

세상에

조용한 말을 남긴다

나는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김이 오르는 찻잔 앞에서

한 사람을 생각한다

보고 싶다는 마음은

큰 소리로 오지 않고

창틀에 내려앉은 눈처럼

가볍게 쌓인다

문밖에서

바람이 지나가고

멀리

첫 버스가 골목을 지난다

누군가는 집으로,

누군가는 또 다른 하루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창문을 열어 보니

겨울 하늘에

별 하나가

차갑게 빛난다

이상하게도

그 빛은

손을 데일 만큼 따뜻하다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어딘가 같은 하늘 아래

오늘을 견디고 있으리라

그래서 나는

기도 대신

방 안의 불을 조금 오래 켜 두고

따뜻한 차 한 잔을 식히며

먼 길을 걷는 마음 하나를

조용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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