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하나
아침마다
창문을 연다
별일은 없고
어제와 같은 골목,
어제와 같은 전봇대,
어제와 같은 하늘이
먼저 인사를 한다
빵집에서는
첫 빵이 익는 냄새가 나오고
청소하는 빗자루 소리가
새벽을 천천히 쓸어 모은다
나는
따뜻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하루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을 한다
화분의 작은 잎은
아무 말 없이 커지고
벽에 걸린 달력은
조용히 계절을 한 장 넘긴다
살아간다는 것은
거창한 꿈을 이루는 일이 아니라
늦은 저녁
무사히 열쇠를 돌리고
집 안의 불을 켜는 일인지도 모른다
창밖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느린 걸음으로 골목을 건너고
누군가의 자전거는
낡은 체인을 울리며 지나간다
세상은
생각보다 많은 소리로
서로를 안심시키고
사람은
그 소리들 사이에서
조금씩 내일을 믿는다
나는
창문을 닫기 전에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본다
오늘도
놓친 것은 많았지만
잃지 않은 바람 하나와
아직 따뜻한 손 하나가
내 곁에 남아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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