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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눈 내린 숲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4 목록 댓글 0

눈 내린 숲

 

눈이 내린다

자작나무는

말없이 흰빛을 입고

내가 지나온 시간도

발자국처럼

조용히 쌓인다

숲은

누구를 붙잡지 않는다

빈 가지마다

하얀 숨결 하나

걸어 둘 뿐

백학 한 마리

숲 위를 지나고

그 느린 날갯짓을 따라

내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진다

오래 품은 후회는

눈 속에 묻고

부르지 못한 이름들은

솔향기 따라 흩어진다

평온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울 숲을 바라보는

고요한 마음속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한 송이 눈꽃

오늘도 나는

한 그루 자작나무처럼

바람을 견디고

한 마리 새처럼

하늘을 잠시 빌려 쓴다

저녁이 오면

별들은

눈 위에 조용히 내려앉고

나는

사라지는 발자국 하나로도

충분한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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