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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월지에 서서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2 목록 댓글 0

월지에 서서

 

천 년 전

기러기와 오리가 내려앉았다는 연못

사람들은 그곳을 안압지라 부르고

달이 머문다 하여 월지라 불렀다

 

밤이 오면

물결은 달빛을 품고

천 년의 기억을 은빛으로 흔들어 놓는다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을까

얼마나 많은 사연이

물속으로 스며들었을까

 

돌 하나 물결 하나에도

신라의 숨결이 남아

말없이 시간을 견디고 있다

 

밀려오는 그리움은

맑은 샘이 되어 흐르고

흐르지 못한 마음은

연꽃으로 피어난다

 

사라진 것은 왕궁만이 아니다

웃음도 눈물도 사랑도

한 시대의 꿈도 물결 아래 잠들어 있다

 

그러나

천 년이 흘러도

달은 여전히 연못에 내려앉고

하늘은 변함없이 해를 띄우고 해를 거둔다

 

나는 월지 곁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지만

그리움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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