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2
지난겨울
눈꽃을 밟으며
오뉴월 햇살이 그립다고 했었다.
그런데
불볕 아래 서 보니
눈 내리던 날의 차가운 숨결이
문득 그리워진다.
사람의 마음이란
늘 없는 계절을 향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인지.
한낮의 태양은
세상을 거대한 솥으로 만들고
몸도 마음도
열기에 지쳐 눕는다.
작은 그늘 하나가
궁궐처럼 반갑고
바람 한 줄기가
은혜처럼 느껴진다.
빨랫줄의 거미는
햇살에 밀려나고
담쟁이는 뜨거운 벽을 타다
잠시 숨을 고른다.
새 한 마리
높은 하늘과 낮은 그늘 사이를 오가며
울음의 높이마저 달라진다.
태양은 뜨겁고
세상은 끓어오르지만
결국 이 계절을 건너는 힘은
분노도 조급함도 아닌
평상심 하나.
나는 오늘도
목마른 오후를 지나며
어딘가에서 풀려올
바람의 고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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