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비가 내리는 밤이면
괜히 창밖만 바라보게 된다
시계는 제 갈 길을 가는데
마음은 오래전 어느 날에
멈춰 서 있다
잊었다고 생각한 이름 하나
지웠다고 믿었던 기억 하나가
빗소리를 타고 돌아와
방 안을 천천히 맴돈다
그리움은 참 이상하다
손에 잡히지도 않으면서
가슴 한구석을 차지한 채
좀처럼 비켜서지 않는다
불을 끄고 누우면
낮 동안 감춰 두었던 생각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침묵은 더 깊어진다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오늘도 견뎌낸 하루를
조용히 돌아본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거운 짐을 지는 일이 아니라
그 무게와 함께 걷는 법을
배워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창문에는 물방울이 맺힌다
나는 그 흐릿한 풍경 속에서
다시 내일을 생각한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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