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따라
가자
더 늦기 전에 가자
주머니 속에 남은 슬픔은 두고
가벼운 마음 하나만 챙겨서
어제의 후회가
오늘의 발목을 붙잡지 못하게
먼지 쌓인 기억들을 털어내고
다시 길 위에 서자
햇살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들고
두 팔을 벌린 채
살아 있다는 기쁨을 배워보자
삶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넘어지고 일어서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일
가슴 깊은 곳에서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 하나가
조용히 내 이름을 부른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날에도
어둠이 길을 가린 밤에도
나는 믿는다
저 너머 어딘가에
나를 품어줄 빛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바람을 따라 걷는다
꽃잎 하나처럼 가볍게
새 한 마리처럼 자유롭게
가자
바람아
우리 아직
피어날 날들이 남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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