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앞에서
활짝 핀 연꽃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물 위에 선 모습만으로
한 계절의 평화를 보여준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잎은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시간에 맞춰
조용히 세상으로 나온다
바람이 스치면
연분홍 미소 하나가 흔들리고
물결은 그 모습을 품은 채
천천히 번져간다
연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채워야 할 것보다
내려놓아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도
미움도
가슴에 쌓인 무거운 말들도
잠시 물가에 내려놓고 싶어진다
은은하게 번지는 향기처럼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
가까이 다가가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
한여름 햇살 아래
곱게 피어난 연꽃 한 송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
누군가를 더 따뜻하게 품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조용히
가슴속에 작은 꽃 한 송이를
피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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