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한 이름
가로등 불빛이 흔들린다
나는 오래된 그림자처럼
그 자리에 서 있다
시간의 마디마디를 지나며
작은 바람 하나
출구 없는 골목을 맴돈다
숯처럼 식어버린 가슴의 조각들
버리려 할수록
더 깊이 박혀드는 그리움은
지천명의 나이에도
떠나지 못한 채
가슴 한편에 눌러앉아 있다
물 밖으로 던져진 물고기처럼
숨은 가쁘고
밤은 길다
벗어나려 퍼덕일수록
어둠은 더욱 무거워지고
바람에 밀리는 낙엽처럼
세월 또한
제 갈 길을 재촉한다
계절은 깊어가는데
눈물의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비어 있는 영혼 하나
무릎 꿇고 기도하려 하지만
끝내
입술은 열리지 않는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