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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커피 향이 남은 오후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0 목록 댓글 0

커피 향이 남은 오후

 

숲길 벤치에 앉아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바람과 함께 흔들린다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것들

 

언제나 곁에 있었는데

너무 바쁘게 살아와
그 존재를 몰랐던 것들

 

골목 카페 앞을 지나며 맡은 커피 향처럼

한때는 세상의 전부였던 열정도
이제는 문득 미소 짓게 하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되었다

 

시간은 쉼 없이 흘렀고

어깨에는 세월이 내려앉았지만
무언가를 더 가지려 애쓰던 마음은
조금씩 힘을 빼고 있다

 

높은 곳만 바라보며 날던 새도
어느 순간 날개를 접고

지금 머무는 자리의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본다

 

나는 오늘

해야 할 일들과 걱정들을 잠시 접어두고
바람이 스쳐 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알게 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햇살이 나뭇잎 위에 머무는 순간이나
커피 향이 번지는 오후처럼

 

아주 평범한 하루 속에
조용히 놓여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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