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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밤이 피는 시간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3 목록 댓글 0

밤이 피는 시간

 

네온이 젖은 밤이다

유리잔 속 얼음이 녹아내리듯
하루도 천천히 무너진다

 

건너편 창문마다
저마다의 불빛이 켜져 있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아무 일 없는 얼굴로
밤을 건너고 있다

 

나는

어디쯤에서 길을 잃었을까

너무 많은 선택과
너무 많은 후회 사이

마음은 오래된 골목처럼
자꾸만 같은 곳으로 돌아온다

 

바람이 스쳐 간 자리마다
이름 없는 향기가 머물고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들이
불빛 아래서 다시 눈을 뜬다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밤은 더욱 깊어지고

갈 곳 없는 생각들은
허공을 떠돌다가

문득

한 송이 꽃이 되어 핀다

 

어둠 한가운데서도
아무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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