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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겨울의 수채화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1 목록 댓글 0

겨울의 수채화

 

밤사이 눈이 다녀갔다

말을 잃은 거리 위로
하얀 침묵이 내려앉고

 

나무와 지붕과
잊혀진 빈터까지

모두 같은 빛으로 덮어 놓았다

 

세상은 잠시

새 종이를 펼쳐 놓은 듯
깨끗한 얼굴이 된다

 

발자국 하나 없는 아침

나는 숨을 죽인 채
그 위를 천천히 걷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람 소리마저
눈 속에 스며들어

낮은 노래가 된다

 

더 가지려 했던 마음도

더 높이 오르려 했던 욕심도

하얀 풍경 앞에서는
잠시 말을 잃는다

 

몸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먼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로워진다

 

눈부신 겨울빛 속에서

나는 오래 잊고 지냈던
맑은 마음 하나를 만난다

 

그리고

내 영혼에도

하얀 눈 한 송이처럼
사랑이 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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