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2
마을 끝
솟대 하나가 서 있다
수많은 바람이 지나갔고
수많은 계절이 몸을 스쳐 갔지만
여전히 하늘을 향하고 있다
높이 오르지 못한 꿈들
가슴속에 접어둔 날개들
잊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다시 깨어난다
운명이라는 이름 아래
오래 묶여 있던 시간들
그 시간의 매듭을 풀고
나는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날아오른다는 것은
멀리 가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울타리를
넘어서는 일
두려움을 지나
망설임을 지나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닿는 일
솟대 위 새는
오늘도 말없이 서 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비상이 있다
바다와 들판과
하늘이 만나는 곳까지
꿈은
여전히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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