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바다
해가 바다로 내려앉는다
수평선은 붉게 물들고
파도는 오래된 기억처럼
천천히 밀려왔다가
아무 말 없이 돌아간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날들
가슴 한편에 쌓여 있던 슬픔들도
저녁빛 속에서는
한 장의 풍경이 된다
살아온 시간은
바닷물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고
남은 것은
몇 개의 그리움과
희미한 이름들
하루는 저물고
생은 또 한 걸음
저녁 쪽으로 기울어 간다
나는 가만히 바다를 바라본다
파도는 여전히 오고
석양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도
그제야 조금씩
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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