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중
나목의 마른 가지 끝에
햇빛 한 조각이 걸린다
산비둘기 울음이
산등성이를 넘어와
고요를 흔든다
겨울은 아직 떠나지 않았지만
어딘가에서
봄의 냄새가 스며든다
얼어붙은 땅 밑으로
눈 녹은 물이 흐르고
낮게 엎드린 계곡을 지나
강이 되고
호수가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초록은 이미 자라고 있다
흙을 밀어 올리는 힘
침묵을 깨우는 숨결
긴 어둠을 견딘 것들은
마침내
빛을 향해 몸을 연다
나는 안다
봄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품고
겨울을 건너온 시간 속에서
조금씩 태어난다는 것을
지금은
세상이 조용히
봄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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