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고 있는가
겨울 내내
보일러 소리만 들리던 집에도
어느새 햇살이 깊어진다
얼어 있던 강은
조금씩 몸을 풀고
바람은 마른 가지 끝에
연둣빛 소문을 걸어 둔다
봄은
늘 그렇게 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마음을 흔들고
먼저 희망을 틔운다
맨발로 젖은 땅을 밟듯
삶이 때로 차갑고 서툴지라도
곁에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다면
겨울의 기억도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새벽 창문을 열면
꽃보다 먼저 빛이 들어오고
노래보다 먼저
그리운 이름 하나 떠오른다
진달래가 피고
새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기다린 시간 속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은
꽃이 피듯
우리 곁에 와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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