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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흰 분칠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4|조회수3 목록 댓글 0

흰 분칠

 

거울 앞에 선다

낯선 얼굴 하나

오래도록 살아온 시간이

주름처럼 내려앉아 있다

 

웃고 있었던 날들

울지 못했던 날들

말보다 침묵이 많았던 시간들

모두 얼굴 어딘가에 남아 있다

 

사람들은 웃음을 보았지만

나는 안다

그 웃음 뒤에 숨어 있던

수많은 밤들을

 

심장은 오래전부터

하늘 어딘가에 걸려 있었고

육신만 계절 속을 떠돌았다

 

기쁨은 짧았고

슬픔은 오래 머물렀다

그래도 살아냈다

 

깨지고

닳아가고

무뎌지면서도

끝내 여기까지 걸어왔다

 

문득 돌아보니

지나온 생의 흔적이

피에로의 흰 분칠처럼

웃음과 눈물을

한 얼굴에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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