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저녁
도심의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데
나는 갈 곳 없이
거리를 서성인다
가슴 한쪽에
돌 하나 들어앉은 것처럼
숨이 무겁다
시간은 흘러가고
계절은 바뀌는데
마음은 같은 자리를 맴돈다
문득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별것 아닌 하루의 일들
말하지 못한 걱정들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좋을 이야기들
하지만 전화번호부를 넘겨도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바람이 분다
낙엽 몇 장이 발끝을 스치고
나는 그 뒤를 한참 바라본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기댈 곳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녁은 깊어가고
도시는 여전히 환한데
오늘의 나는
조용히 나 자신 곁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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