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2
꽃은 피었는데
잎은 보이지 않는다
잎이 돋을 때는
꽃이 이미 떠난 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서로를 그리워하는 운명
상사화는
말없이 붉어진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꽃잎은 더 깊은 색으로 타오르고
그리움은
뿌리 가까운 곳에서
천천히 숨을 쉰다
닿을 수 없는 사랑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 오래 남고
더 깊이 스며든다
저녁 바람이 지나가고
어둠이 꽃잎에 내려앉아도
상사화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눈물마저 붉게 물들인 채
끝내
한 사람을 향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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