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자리
그대 오기로 한 자리
플라타너스 잎 하나
바람에 흔들리며 남아 있다
계절은 몇 번이나 지나갔고
달은 차고 기울기를 반복했지만
나는 아직
그 자리의 저녁을 기억한다
기다림은 이상하다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은 자꾸
그 사람 쪽으로 걸어간다
밤이 깊어질수록
기도는 길어지고
말하지 못한 마음들은
잎맥처럼 가슴에 번져 간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리움을 견디는 일인지도 모른다
바람은 멈추지 않고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나는 안다
기다린다는 것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향해 가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플라타너스 잎새 하나 되어
그대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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