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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반월성의 밤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5|조회수1 목록 댓글 0

반월성의 밤

 

태양이 떠오르면

오래된 기억 하나가

성벽 위로 걸어 나온다

 

무너진 돌 틈마다

시간은 켜켜이 쌓여 있고

지워진 이름들은

바람 속에서 다시 깨어난다

 

반월성은

천 년 동안

한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계절을 견뎌 왔다

 

검게 그을린 역사와

말하지 못한 사연들

그 모든 것이

축축한 흙 냄새로 남아 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성 안에는

보이지 않는 발자국 소리가 흐른다

 

환희의 함성도

절망의 울음도

이제는 같은 바람이 되어

돌담을 스쳐 간다

 

달빛은 희미하고

풀벌레 소리만 또렷한 밤

천 년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청설모 한 마리

낡은 성벽 위를 달리며

혼자 남은 노래를 부른다

 

반월성은 말이 없고

밤은 깊어 간다

그러나 돌들은 아직도

기억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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