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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전혜린을 읽다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5|조회수4 목록 댓글 0

전혜린을 읽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 한 사람의 이름 앞에 멈춘다

오래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문장들은

아직도 뜨거운 재처럼 남아 있다

 

자유를 말했으나

자유에 닿지 못했고

삶을 사랑했으나

삶과 끝내 화해하지 못했던 사람

 

밤늦은 창가에 앉아

그녀가 남긴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잊힌 줄 알았던 질문들이

다시 깨어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그 물음은

반세기가 지나도 낡지 않는다

 

창밖에는 바람

책상 위에는 희미한 불빛

한 송이 민들레처럼

작고 연약한 문장 하나가

가슴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린다

 

그녀는 떠났지만

남겨진 문장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밤을 흔든다

그리고 나 역시

그 그림자 속을

천천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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