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쓰는 편지
바람마저 잠든 가을밤
문득
너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별 몇 개 떠 있는 하늘 아래
말하지 못한 이름 하나가
가슴속에서 조용히 깨어난다
너를 생각하면
그리움은 늘
목젖까지 차오른다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고
잊으려 해도
더 선명해진다
심장은 멀리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처럼 울리고
밤은
그 소리를 품은 채 깊어진다
사랑은 이상하다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것보다 선명하고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보다 따뜻하다
달과 별이
서로의 빛을 잃지 않듯
너와 나 또한
각자의 시간 속에서
서로를 비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사화처럼
기다림으로 피어나는 마음
오늘도 나는
서산에 걸린 붉은 노을을 빌려
한 통의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끝내 쓰게 되는
그리움의 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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