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麗松詩集

허수아비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5|조회수3 목록 댓글 0

허수아비

 

가슴 깊은 곳을 지키던 허수아비 하나

비에 젖은 채
계절이 바뀌는 소리를 듣는다

 

오래 패인 시간들은
바람이 드나드는 상처가 되어
들판을 서성이고

 

아무도 묻지 않는 저녁마다
그는 기울어진 어깨로
빈 길을 바라본다

 

눈동자에 남은 마지막 빛은
서리 맞은 풀잎처럼 희어지고

 

말하지 못한 그리움은
마른 입술 끝에서
한 번도 이름을 갖지 못한다

 

부서진 영혼의 파편들이
어둠 속을 떠돌다

 

달 없는 밤이면

검게 탄 침묵 하나가
들판 한가운데 서서

오래도록
바람 소리만 흘려보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