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지나며
단풍이 조금씩 붉어진다.
출근길에 보던 나무도
며칠 사이 색이 달라지고,
길가에는 떨어진 잎들이
하루하루 늘어난다.
바람이 불면
청소한 자리에 또 잎이 쌓이고,
사람들은 옷을 두껍게 입기 시작한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매일 보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고
단풍잎은 붉어지고,
한때 푸르던 나뭇가지들은
점점 가벼워진다.
시장에 나온 석류는 붉게 익고,
해가 짧아졌다는 사실을
퇴근길 어둠 속에서 먼저 알게 된다.
살다 보면
만남도 있고 떠남도 있고,
새로 시작되는 일도 있지만
끝나는 일도 있다.
가을은 그런 사실을
조용히 보여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난히 가을이 되면
지난 시간을 떠올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또 다가올 겨울을 준비한다.
나 역시
붉게 물든 나무를 바라보다가
올해도 어느새
많은 시간이 지나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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