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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무인세탁소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6|조회수0 목록 댓글 0

무인세탁소

 

형광등 불빛이

젖은 셔츠 위에 머무는

밤의 무인세탁소.

동전 몇 개를 넣자

세탁기가 둥근 창문을 닫고 돌아간다.

물과 비누가 뒤섞이고

구겨진 옷들이 부딪친다.

그 모습이 꼭

지워지지 않은 기억 같다.

어떤 것은 얼룩으로 남고

어떤 것은 물에 풀린 잉크처럼 흐려진다.

생각해 보면

사람을 잊는 일도 세탁과 비슷해서

몇 번의 계절을 돌리고 나서야

냄새 하나 빠지는 법이다.

건조기 속 뜨거운 바람이

말 못 한 말들을 뒤척이는 동안

늦은 귀가들이 골목을 지난다.

기계가 멈추고

잠금장치가 풀리면

나는 따뜻해진 셔츠를 품에 안는다.

그때 알게 된다.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은

얼룩이 아니라

섬유 깊숙이 스며든 체온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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