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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松詩集

퇴근길

작성자麗松 이상원|작성시간26.06.16|조회수5 목록 댓글 0

퇴근길

 

저녁 여섯 시

횡단보도 앞에 사람들이
빨간 신호처럼 잠시 멈춰 선다

휴대전화 화면을 내리던 손과
비닐봉지 하나,
젖은 운동화 한 켤레가
하루의 무게를 대신 들고 있다

골목 끝 우체통은

오래전 주소를 잃은 편지처럼
말이 없다

강은 보이지 않는데

누군가는 오늘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지친 어깨를 이끌고 집으로 간다

계단을 오르며

주머니 속 영수증과
구겨진 메모를 꺼내다

문득

버리지 못한 것은
종이가 아니라
마음이었다는 걸 안다

주방에서는

주전자 하나가 먼저
물을 끓이고

창문 밖에서는
빨랫줄이 저녁 바람을 읽는다

살아간다는 것은

거창한 귀향이 아니라

매일 같은 골목으로 돌아와

식어가는 국 한 그릇 앞에서
오늘의 침묵을 내려놓는 일

그래서 내일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시
강을 거슬러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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