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이사 온 집 창문을 열자
낯선 바람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오래 살던 집에서는
아침마다 같은 나무가
같은 자리에 서 있었는데
여기서는
건너편 아파트 불빛들이
저마다 다른 사정을 켜고 끕니다
창틀에 앉은 햇빛도
어딘가 서툴고
방 안에 드는 그림자도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커튼이 조금 흔들리는 것을 보며
알았습니다
사는 일은
익숙한 풍경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낯선 바람 하나를
천천히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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