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중
나는 밤이면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꽂아두네
한때는
누군가의 문자 한 통을 기다리며
화면을 수십 번씩 켜보았고
늦은 답장 하나에도
밤을 뒤척인 적 있었네
이제는
알림 없는 화면을
오래 바라보지 않게 되었네
연락처 속 이름들은 남아 있는데
목소리들은 점점 멀어지고
지워지지 않은 번호들이
지워진 계절처럼 앉아 있네
배터리 표시가
천천히 차오르는 동안
나도 무엇인가 회복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충전되는 것은 기계뿐
마음은 아직도
제 속도로 닳아가네
내일이면 또
가득 찬 배터리로 하루를 시작하겠지만
채워지는 것과
견디는 것이
같은 말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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